'너의 이름은'은 2016년에 제작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잘 짜인 스토리와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디테일한 풍경 작화가 아름다운 이 작품의 줄거리, 표절 논란, 일본과 우리나라의 반응을 알아보겠습니다.
너의 이름은 줄거리
이 영화는 깊은 시골 마을 이토모리에 사는 소녀 미츠하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 두 사람의 깊은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츠하는 무녀 가문의 장손녀로 가문의 풍습대로 살아가고 있는데, 미츠하는 전철도 2시간 간격으로 오는, 편의점도 일찍 문이 닫고, 서점도 치과도 없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골 마을을 원망하며 도쿄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그런 미츠하가 도쿄의 소년이 되는 꿈을 꾸지만 일어나면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일을 겪게 되는데, 이때 도쿄의 소년 타키도 마찬가지로, 자신은 시골 마을의 소녀가 되지만, 꿈에서 깨면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츠하와 타키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신들의 기억에는 없는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자신의 이름도 모르고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을 하거나 행동과 말투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후 미츠하와 타키는 자신들이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꿈이 아니라 실제로 몸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이 바뀌었을 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정하고, 몸이 바뀌었을 때의 일을 서로에게 보고하는 룰을 만듭니다. 물론 룰을 잘 지켜내지는 못 하는 두 사람이지만, 몸이 바뀐 상황에서도 서로의 역할을 다 하는 날들을 보냅니다. 미츠하가 된 타키는 미츠하의 할머니와 함께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에 함께 가서 미츠하의 혼이 깃든 미인주를 봉헌하고 오는데, 이때 미츠하의 할머니가 타키에게 '너 지금 꿈을 꾸고 있구나' 라며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놀란 타키는 그대로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깹니다. 본인의 몸으로 돌아온 타키는 미츠하가 가기로 했던 오쿠데라 선배와의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데이트 중 들린 사진전에서 히다의 풍경 사진 속 이토모리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미츠하 역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후 미츠하는 마을 축제에 참가하는데 이 날은 12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혜성의 관측일이기도 했습니다. 이 날 이후로 두 사람의 몸은 더 이상 바뀌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미츠하와 연락조차 닿지 않게 되자, 타키는 미츠하를 찾기로 합니다. 자신이 미츠하였을 때 보았던 마을 풍경을 종합해서 그린 그림을 단서로 미츠하가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 나섭니다. 노력 끝에 마을을 찾아가지만 그곳엔 거대한 호수만 남아있었습니다. 3년 전 화제가 되었던 혜성의 조각이 이토모리 마을에 낙하, 충돌하면서 그 충격으로 쓰나미가 발생해 마을 전체를 덮쳐서 생긴 호수였습니다. 타키는 희생자 명부 속에서 미츠하와 미츠하의 가족들 이름을 발견합니다. 혜성 관측일 이후 미츠하와 몸이 바뀌지 않게 된 것은, 그날 미츠하가 사망했고,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 3년이란 시간을 두고 각자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자 타키의 머릿속에 있던 미츠하에 대한 기억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우연히 자신의 손목에 있던 끈을 통해 무언가 깨달은 타키는, 기억 속 어렴풋이 남아있는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로 향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미츠하의 혼이 깃든 미인주를 마십니다. 그리고 기억과 함께 미츠하의 몸으로 돌아온 타키는 그날이 혜성 관측일인 것을 알고, 친구인 텟시와 사야카를 설득해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모두를 피난시키기 위해 촌장인 아버지를 설득하려 하지만, 오히려 너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뿐, 설득은 실패합니다. 무력감에 빠진 타키는 본래의 몸이 있는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로 향합니다. 그리고 황혼의 시간에 드디어 미츠하를 만나게 됩니다. 이때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서로의 손바닥에 이름을 적기로 하는데, 타키가 먼저 미츠하의 손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타키의 손바닥에 미츠하가 이름을 적으려던 순간, 황혼의 시간이 끝나면서 미츠하는 사라집니다. 사라진 미츠하 대신 자신의 손에 미츠하의 이름을 적으려던 타키는 미츠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마을로 향하던 미츠하 역시 타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타키에게서 전해 들은대로 주민들을 대피시킬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미츠하는 고군분투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아버지를 직접 설득하기 위해 뛰어가면서도, 타키의 이름을 떠올리려 하지만 이름이 끝내 생각해내지 못하고, 되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게 됩니다. 기억나지 않는 타키의 이름을 확인하려 손바닥을 확인한 미츠하는, 타키의 이름 대신 '좋아한다'라고 쓰여있는 타키의 고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굳게 잡고 아버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사고 이후 tv 화면을 통해 혜성의 파편을 보도하는 뉴스와 무사히 대피한 마을 사람들의 소식이 흘러나옵니다. 이후 시점이 바뀌어 5년 후, 소년 타키는 어른으로 성장하였고, 8년 전 이토모리 마을에 대한 소식을 전광판을 통해 접하며 미래가 바뀌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2년 후,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줄곧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는 확신의 대사와 함께, 두 사람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재회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표절 논란
섬세한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 텔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의외로 표절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표절 논란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는데, 영화의 개봉과 동시에 '시월애'와의 표절 의혹을 받았고 지금도 '시월애, 너의 이름은'을 검색하면 일본 사이트 쪽에서 많은 표절 논란이 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도 두 작품 간의 유사성에 대해 다방면으로 언급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표절 논란보다는 '너의 이름은'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로 '시월애'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데에는, 두 작품 사이의 많은 유사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사점을 살펴보면
1. 남녀 주인공이 서로 시간차를 뛰어넘어 소통한다.
2. 과거에 있는 인물이 미래에 있는 인물을 찾아간다.
3. 서로 좋아하던 사람이 따로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주인공 서로 좋아하게 된다.
4. 미래의 인물이 과거의 인물을 찾아갔을 때, 과거의 사람은 이미 사고로 죽은 상태이다.
5. 미래의 사람을 통해 과거의 사람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다.
6. 죽음을 피하게 된 과거의 인물이 미래의 사람과 재회한다.
크게 6가지로 정리되는 이 유사점은 스토리 전개 과정을 담고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표절 논란이 일었지만 두 작품에는 표절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큰 차이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 차이점은 '시월애'는 서로 다른 시대에 있는 남녀 주인공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지만 '너의 이름은'은 남녀 주인공의 몸이 서로 바뀌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몸이 바뀌는 것은 '너의 이름은'의 핵심 소재로, 두 작품 사이의 유사한 스토리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해주고 있습니다. 또 '시월애'의 주인공들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집에 사는 설정이지만,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들은 시간은 물론, 살고 있는 지역도 각각 도시와 시골로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 주인공의 몸이 바뀌면서, 두 사람 모두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3번째로는 과거의 인물이 사고로 인해 죽는다는 점은 두 작품이 동일하지만, '시월애'의 경우는 교통사고이고, '너의 이름은'은 혜성 낙하로 인한 자연재해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두 작품이 서로 다른 원인의 사망 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음의 운명을 바꾸는 과정 또한 상당히 다르게 전개됩니다. '시월애'는 미래의 인물이 과거의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 사고 위험을 직접 알려주어 사고를 피하지만, '너의 이름은'은 개인이 아닌 마을 사람 모두를 구하기 위해 두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이 내용이 '너의 이름은'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작품은 모두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지만, 특히 '너의 이름은'은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잘 짜인 스토리와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국내외 반응
현재는 다른 작품이 기록을 가져갔지만, 2020년까지 '너의 이름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일본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상위 50위까지의 영화가 대부분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였고, 일본 영화로는 거의 지브리 스튜디오 제작의 애니메이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는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많은 작품들 가운데 3위 역시 굉장히 놀라운 기록입니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은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 현지에서는 영화 상영 종료 후 지상파 첫 방영에 시청률 26.3%를 기록하며, 지상파 영화 방송 부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월 첫 개봉 이후 2021년 9월에 재개봉하면서 384만 명의 누적 관객수와 9.01점의 평점을 기록하며 크게 성공했습니다. 일본 현지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너의 이름은'은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2차 창작도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포스터의 패러디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영화에 대한 인기도 더 높아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영화 제목인 '너의 이름은'을 검색해도 수많은 패러디 작품들이 보일 정도로 한국팬들 사이에서 포스터 패러디는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영화에 대한 인기를 반영하듯, 다양한 '너의 ○○○' 시리즈가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에서의 정식 개봉 전, 각 방송국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너의 이름은'을 소개했는데, 이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성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한 2017년에는 한국인 구글 최다 검색어로 '너의 이름은'이 꼽히기도 하며, 영화에 대한 한국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2017년 한 해동안 오래 지속되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층을 더 두텁게 만들어준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3억 6천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감성 멜로 애니메이션으로 인기가 많았던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 꾸준히 보여주었던 '첫사랑'의 모습이 아닌, 재난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모습으로, 또 다른 감동을 그려냈습니다. 특히 '국가적 재난을 겪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자국의 일본팬들은 물론 한국팬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로를 전해주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아픔을 가진 많은 관객들을 위로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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